동지
어느새 몇 장
넘어서버린 겨울
하늘이 맨 얼굴로 녹았다가 얼다가
남겨진 빛의 속사정
어디서 본 듯한
자취를 따라
이따금 흐린 걸음걸이
눈부신 성질 속으로만
전부 사르고
그립다는 말조차
흔적 없는
뜨거운 냉정으로
묵묵히 달력을 짓는다
오늘은 동지
태양이 꾸는 가장 긴 꿈
(2016.12.21.)
*노트: 동지. 못 보는 사람 얼굴은 이 날 꿈에서 보시라. 가장 오래 만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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