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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 외, 2018, <한국과학문학상수상작품집> 관내분실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김초엽,김혜진,오정연,김선호,이루카 공저 예스24 | 애드온2 문학은 예술의 한 장르이고, 예술은 사회적 현상의 일종이다. 문학이 예술로서의 '순수성'을 향유한다고 해도, 이것이 사회적 제도와 유리된 문학이 존재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우리 문단은 '순수문학'을 기준으로 편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이는 다소 동어반복적인 설명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순수문학을 "예술적 가치를 추구하는 문학"이라고 한다. 예술적 가치의 객관적 정의가 누구의 손에도 닿는 곳에 있는 열매가 아닌 이상 예술적 가치 유무를 판단하는 집단에 의해 순수문학이 규정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현재 순수문학은 문단에서 인정받는 문학이고, 문단은 순수문학이 통용되는 공간이다. 그리고.. 더보기
장강명, 2011, <표백> 표백 표백 장강명 저 예스24 | 애드온2 빚을 갚는 기분으로 장강명의 등단작을 읽는다. 보다 일찍 보았으면 좋았겠으리라는 생각과 동시에, 지금 봐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책의 뒷표지와, '추천의 말'의 점령하고 있는 기성 세대의 힘빠진 격려사에 또 한 번 좌절을 느낀다. 그리고 이 글이 또 한 번 좌절을 확인하는 글이 되리라는 확신에 차라리 안 쓰느니만 못하리라고 직감한다. 공격과 방어는 논리가 다르다. 먼저 공격하는 자는 주도권을 쥔다. 치졸하게 빈틈을 파고들어볼 수도 있지만 전방위적 공격으로 상대방의 혼을 빼놓을 수도 있다. '표백 세대'라는 언명은 치밀하기보다는 마구잡이로 정신 전체를 초토화시키는 돌풍과 같다. 비록 세대론의 외양을 띄고 있지만 기성 세대에게 화살을 돌리기보다는 시대.. 더보기
편혜영, 2015, <선의 법칙> Something for Nothing 선의 법칙 편혜영 저 예스24 | 애드온2 오랫만에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니 어렵다. 그러나 굳이 어려운 말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좋은 소설은 스스로 좋은 이야기를 해 줄 것이라 믿는다. 내가 아는 한 편혜영은 생의 더럽고 치사하고 뻔뻔스러운 면들에 주목해 온 작가다. 약간의 혐오감을 느끼면서도 우리는 그녀의 소설을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이 혐오감은 이질적인 것에 대한 혐오라기보다는 동질적인 것에 대한 혐오, 즉 동족혐오이기 때문이다. 밉고 짜증나고 보기 싫은 상대이지만 바로 그 안에서 내 모습이 보인다면, 상대를 부정하는 것은 곧 나를 부정하는 것이다. 내가 부정되고 나면, 상대를 부정하는 나도 부정된다. 이러한 끔직스러운 교착상태를 편혜영의 작품.. 더보기